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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을 내버려 두고 회군…윤석열과 국민의힘의 '惡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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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2회 작성일 21-08-0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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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에게 입당원서를 내민 뒤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의 입당



대선 사실상 ‘양자구도’로
과거를 보면 5%P 이내 승부
결국 승자는 중도층이 선택

입당으로 쉬운 길 택한 ‘윤’
비전·리더십 제시 못하면
외연 확장 앞길은 어려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제3지대는 사실상 소멸되었다. 이로써 2022년 대선은 2002년, 2012년 대선과 같이 사실상 양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2002년 대선은 노무현 48.91%, 이회창 46.59%로 불과 2.3%포인트(P) 차이였다. 2012년 대선은 박근혜 51.55%, 문재인 48.02%로 3.53%P 차이였다. 두 번 모두 3%P 내외의 박빙이었다.
반면 다자 구도로 치러진 2007년 대선은 이명박 48.67%, 정동영 26.14%로 무려 22.53%P, 2017년 대선은 문재인 41.08%, 홍준표 24.03%로 17.05%P 큰 격차였다. 내년 대선이 양자 구도로 치러진다면 양 진영이 총결집하면서 5%P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을 역사는 예고한다. 극심한 네거티브에도 1·2위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무너지지 않는 건 이미 진영 간의 전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땅에 떨어진 권력을 주우러’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한나 아렌트는 <한나 아렌트의 말 - 정치적인 것에 대한 마지막 인터뷰>에서 “혁명가는 혁명을 만들어내지 않아요. 혁명가는 길거리에 권력이 떨어져 있는 것이 언제인지를 알고, 그걸 집어 들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사람이에요”라고 통찰했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윤석열도 혁명가의 피가 흐른다. 혁명이든 쿠데타든 기습이 성공을 보장한다. 적(?)들이 분열되어 있고 ‘반(反)윤석열’로 뭉칠 수 없는 지금이 기습의 적기다.
제3지대 닫아버린 국민의힘
정권교체 전략은 안 보이고
이준석 당대표 불안감 심화

입당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윤석열의 야권 후보 가능성이 올라간 만큼 정권교체 가능성은 낮아졌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국민의힘 후보가 뽑힌 11월 이후 단일화하는 것이 훨씬 좋은 전략이다. 안철수가 입당하지 않고 국민의힘 오세훈과 단일화한 것이 (정권교체를 원하는) 중도 지지층의 이탈을 막았다. 안철수의 후보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선거 승리 가능성은 높아졌다.
윤석열이 “11월 이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에서 제가 이긴다면 국민의힘에 입당하여 기호 2번으로 대선에 나가겠습니다”라고 했다면 윤석열의 후보 가능성은 조금 낮아졌겠지만 정권교체 가능성은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윤석열은 손쉬운 선택을 했고, (윤석열과 최재형을 입당시킨) 국민의힘은 위험한 선택을 했다.
윤석열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제1야당에 입당해서 초기 경선부터 참여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더 넓고 보편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결심했다”고 솔직하게 말함으로써 어렵고 좁은 길 대신 쉽고 넓은 길을 택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정권교체를 위해 입당했다”는 말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입당했다”는 뜻이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후보가 돼야 대통령이 될 테니까.
이해할 수 없는 건 국민의힘이다.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적 구상이 없다. 윤석열·최재형·김동연·안철수가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한다고 분명히 밝혔다면 이들에게 ‘중원’을 장악할 시간과 공간을 열어줬어야 한다. 중원 장악 후 연대하는 것이 확실한 승리 전략이었다. 4·7 서울시장 선거 때는 안철수가 그 역할을 자임했다. 과연 윤석열의 입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좋은 선택일까.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라면 군사적 요충지인 형주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제갈량은 ‘융중책’에서 천하삼분 계책의 핵심으로 형주 장악을 제언했다. 어렵게 손에 넣은 형주를 다시 빼앗기면서 유비는 몰락했다. 한국 대선의 형주인 중도는 ‘보수의 회군’으로 무주공산이 되었다. 보수 진영의 전략적 실책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강’ 의지가 없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안다. 당내 주자들은 외면한 채 “윤석열이네… 최재형이네…” 하면서 권력을 좇는 부나방처럼 우르르 몰려다니고 있다. 마키아벨리가 살던 시대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중심지였으나 전쟁을 용병에 의존했다. 그는 용병을 싫어했다. 마키아벨리는 이런 말을 남겼다. “자신의 안전을 자신의 힘으로 지킬 의지가 없으면 어떤 국가도 독립과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 왜냐하면 힘이 아니라 운에 의존해 자신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력에 기초를 두지 않는 권세나 명성만큼 허무한 것은 없다’는 타키투스의 말은 어느 시대에나 유용한 현명한 생각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패배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민주당은 4·7 패배의 교훈을 벌써 잊었다. 국민의힘도 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대선 패배 때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두 당 모두 승패를 결정할 중도를 외면하고 핵심 지지층에 의존하는 ‘정체성’ 정치에 갇혀 있다.
한국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①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40%나 된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사람. ②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직도 저렇게 많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사람. ③저 두 세력이 저렇게 많다는 사실에 절망하는 사람. 단언컨대 대선은 ③의 지지를 받는 쪽이 이긴다.
중도의 지지가 중요한 이유는 선거 승리뿐만 아니라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말한 대로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①과 ②의 전쟁에 ③이 양쪽으로 흩어져서 5%P 내의 초박빙으로 끝난다면 끔찍한 미래가 기다릴 것이다. 대한민국은 보복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또다시 ‘광장’에서 충돌할 것이다.
우리에게 대통령은 통합의 지도자는커녕 분열의 늪이다. 지금은 ‘문재인의 늪’에 빠져 있다. 민주당은 ‘친문’ 늪, 국민의힘은 ‘반문’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과 최재형마저 그 늪으로 스스로 들어갔다. 민주당이 외면한 중도를 취할 절호의 기회를 버리고 회군함으로써 대선전쟁을 위험에 빠뜨렸다. 두 진영 모두 궁중암투로 인해 텅 빈 전략 요충지를 방치하고 있다.
‘중원’을 내버려 두고 회군…윤석열과 국민의힘의 '惡手'
이낙연과 경쟁하던 이재명
지지자 이탈 리스크 적어져
앞으로 더 집중공세 펼칠 듯

보궐선거 참패로 대선 전망이 어두웠던 민주당은 기회다.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입당했기 때문에 민주당은 맘 놓고(?) 싸울 수 있게 됐다. 윤석열이 밖에 있었다면 이재명과 이낙연 지지층 일부는 경선 후 이탈했을 것이다. 이젠 그럴 염려가 없다. 후방을 노리는 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는 “누가 서울시장이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지지층 누구도 실망하지 않도록 국민의힘이 오픈 플랫폼을 열어주십시오”라고 했는데, 윤석열도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권교체가 중요합니다. 중도와 민주당 이탈층까지 정권교체에 함께하도록 11월 이후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겠습니다”라고 할 수 있었다.
안철수와 달리 윤석열은 이 말도 덧붙일 수 있었다. “제가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2번으로 출마하겠습니다.” 들어가서 후보가 되는 것과 후보가 된 후 들어가는 것은 중도의 지지 명분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이제 중원에는 안철수와 김동연만 남았다. 세력과 지지율 없이 어느 진영에도 가담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팽팽한 싸움으로 흐르면 몸값이 치솟을 수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7월31일 “안철수 대표가 합당을 위해 만남을 제안한다면 언제든 버선발로 맞을 것이지만 시한은 다음주로 못 박겠다. 다음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가고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뵈어도 버스 출발 전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며 최후통첩을 했다.
걸핏하면 휴가를 말하면서 유력 대선 주자들을 압박하는 것은 무례다. 윤석열이 입당했는데 이제 와서 안철수가 서둘러 들어갈 이유가 없다. 윤석열이 밖에 있었다면 제3지대 연대를 모색할 수도 있고, 국민의힘에 들어가 경선에 참여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둘 다 어렵다. 그렇다면 이준석 대표와 협상을 하는 것보다 11월 이후 대표 권한을 넘겨받게 될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협상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가능성은 낮지만 밖에 있으면 출마의 문도 조금은 열려 있다.
“권력기관장·헌법기관장 하신 분들이 임기를 채우기 전에 나와서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볼지 생각해봐야 한다. 감사나 수사를 통해 과거를 재단하는 일을 하셨던 분들이다. 정치는 미래에 대한 일이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인데 잘 맞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어떤 비전과 콘텐츠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윤석열·최재형을 직격한 김동연 전 부총리는 진영 논리를 비판하는 캠페인을 독점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진영 싸움 속에서 존재감이 지워질 수도 있지만 수혜주가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 입당을 선택한 윤석열은 ‘보수 정체성’과 ‘중도 확장성’의 상충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보수 DNA’를 증명하면서 호남 표도 노려야 한다. 쉽지 않은 목표다. 2017년 안철수도 호남과 영남, 보수와 중도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어려운 캠페인 목표 속에서 길을 잃었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이 던지는 “윤석열로 이긴다고 해도 진정한 국민의힘의 승리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입당했으니 이제부터는 뒤가 없는 진검 승부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의 협공을 버텨내야 한다.
도전자 포지션의 윤석열은 세 가지 캠페인 목표가 있다. ①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잘못 이끌고 있다.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 ②내가 더 나은 비전과 리더십이 있다. ③내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 ①은 야권 후보의 공통된 캠페인 목표다. ‘이길 후보’를 찾는 보수층은 ③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대한민국과 나를 위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찾는’ 중도층은 ②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윤석열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 어떤 대통령이 될 것인지를 판단하고 지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유승민은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다. ‘반문’과 ‘정권심판’만으로 이길 수 없다. 이번 대선은 과거와 싸우는 게 아니고 미래를 놓고 국민이 어느 세력에게 더 믿음을 주느냐의 싸움”이라며 중도·수도권·청년층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며 보수층의 반문 정서에 기대 정권교체만을 외치는 윤석열을 겨냥했다. 실제로 윤석열 캠프에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이나 후보의 메시지는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 중도 확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원희룡도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 청산은 불가피한데 윤석열·최재형은 ‘보복 프레임’에 걸려들 수 있다”며 두 사람은 ‘승복할 수 있는 청산’의 적임자가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은 대환영이지만 그런 분들이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는 것은 문제”라며 윤석열과 최재형은 정권교체의 주연이 아니라 조연에 그쳐야 한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이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훼손하면서 정치에 참여한 이유와 야당의 대선 후보가 되려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면 국민의힘 입당은 자충수를 넘어 패착이 될 수도 있다. 정치에서 명분을 잃는 건 씨름에서 샅바를 놓친 격이다.
무리한 압박으로 장수들을 불러들여 중도를 공략할 기회를 잃게 만든 이준석 대표는 불필요한 ‘젠더 이슈’로 여성을 등 돌리게 하고 있다. 대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지난주 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에서 남성은 32%로 같지만 여성은 민주당 39%, 국민의힘 24%로 15%P까지 벌어졌다. 그런데도 젊은 대표와 대변인은 오기로 ‘쓸데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 정치는 지지기반을 넓히면 살고 좁히면 죽는다.
윤석열 입당으로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 지사에게 좀 더 유리한 상황이 됐다. ‘친문’과 ‘호남’ 이중 덫에 갇힌 이낙연은 ‘본선 경쟁력’을 무기로 약점을 파고드는 이재명에게 실점하고 있다. 지역주의 논쟁도 잃은 것이 더 많다. 안동 출신 이재명은 ‘호남이 지지하는 영남 후보’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지역주의 논쟁을 마다할 리 없다. 계속 도발함으로써 논쟁을 키울 것이다. 윤석열이 밖에 있었다면 그런 도발은 도박이었다.
국민의힘은 2002년 대선의 교훈을 잊으면 안 된다. 한나라당 이회창이 여당 후보이자 챔피언처럼 보였고, 민주당 노무현이 야당 후보이자 도전자처럼 보였다. 2002년처럼 국민의힘이 ‘주류 기득권’으로 보이는 순간 대선 승리는 낙관할 수 없다. 만일 이재명이 민주당의 후보가 된다면 노무현처럼 싸울 것이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노태우·김영삼, 김대중·노무현, 이명박·박근혜 사례에서 보듯 문재인·이재명도 정권교체 성격이 있다. 이재명의 강점이다.
윤석열의 입당은 ‘게임 체인저’다. 구도가 달라졌으니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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